셀트리온 코스피 이전을 막겠다고요?

지난 14일 김재준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을 만났습니다. 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코스닥에 남겠다는 평소 소신을 다시 한번 밝히면서도 주주들의 요구를 거부할 뚜렷한 명분이 없어 난감해한 것으로 알려졌죠.

그로부터 4일이 지난 18일, 한국거래소 관계자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합니다. “셀트리온 주주들이 요구한 임시주주총회 법적 허용시한이 9월 말로, 실제 주총은 그 때 열리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 이전에 제도를 개선해 셀트리온이 주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명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요. 

제도 개선을 어떻게 하는가 하면, 한국거래소가 코스피200지수에 코스닥 종목을 담는 방안 또는 통합 새 지수 개발 방안 등을 검토해 늦어도 9월 중순까지 최종안을 마련한다는 겁니다. 또 코스닥종목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요건을 대폭 낮춰 소액주주들의 피해를 줄일 계획이라고 하며,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의 코스닥 종목 투자 확대도 요구한답니다. 
출처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newsid=03050406616028632&SCD=JB11&DCD=A10101

며칠 지난 뉴스였지만, 다시 살펴보니까 주목할 만한 내용이 몇 가지 있더군요. 

서 회장은 코스닥 잔류를 얘기하면서 주주들의 요구를 거부할 뚜렷한 명분이 없어서 난감해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습니다. 이 말을 뒤집으면, 주주들의 요구를 거부할 뚜렷한 명분만 있다면 코스닥에 잔류하겠다고 해석 가능합니다. 

이러한 서 회장의 속내를 인지한 관계자들, 역시 그들은 빠르게 움직입니다. 코스닥 공매도 제도를 포함해서 9월 중순까지 제도 개선을 하겠다는 겁니다. 

여기서 의문점 하나를 제시합니다. 임시주총의 법적 시한은 9월 말인데, 실제 주총 역시 그때 열린다고 했습니다. 서회장이 코스피이전에 호의적으로 합의해서 임시주총을 열기로 했다면, 굳이 법적 시한을 다 지킬 필요가 있을까요? 코스피이전을 허락했다면, 임시주총은 그야말로 요식 행위에 불과할 텐데 말이죠. 

현행 상법은 주주총회에 대해서 의사정족수의 개념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임시주총에 모이기만 하면 됩니다. 의결정족수는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이상(상법 제368조 제1항)이며, 특별결의정족수는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수와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상법 제434조)입니다. 그런데 코스피이전은 특별결의에 속하는 사안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서회장의 우호지분만으로도 충분히 임시주총을 열고 특별결의할 수 있으니까, 조속히 진행한다면 법적 시한인 9월 말에 임시주총을 열 필요는 없다고 보네요. 그렇지만, 한국거래소 관계자의 말이 너무 의미심장합니다. 임시주총이 열리는 9월 말 이전에, 제도를 개선하여 셀트리온이 주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명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만약 거래소 관계자의 말처럼 9월 중순까지 제도 개선책이 마련되면, 서회장에겐 코스닥 잔류를 위한 명분이 쥐어지게 됩니다. 그걸 위해서 임시주총을 일부러 법적 시한을 다 지키면서 9월 말에 개최하는 것으로 확정한 것이라면, 임시주총의 결과는 너무도 뻔한 게 아닐까요? 그런데, 씽크풀 게시판의 분위기는 여전히 코스피이전이 확정된 듯한, 혹은 확정하기 위해서 노력하자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지배하는 게 아닌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