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가 정말 그립다

DJ가 정말 그립다새누리당이 시끄럽다. 대통령은 박근혜가 먹었는데 당에서는 대통령의 직계가 힘을 못 쓰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들은 박근혜 임기 2년 동안 3번의 당내 선거가 있었는데 모두 박근혜가 패했다고 썼다. 승자는 정의화 김무성 유승민이고 패자는 황우여, 서청원, 이주영인데 박근혜를 패자로 언론들은 본 것이다.

그런데 이런 당내선거의 결과가 사실은 당내 패권전쟁이 아니라 차기 권력을 향한 집단적 경각심이라는데 새누리당의 시끄러움은 희망적이다. 즉 박근혜의 고집과 박근혜 키즈들의 정책적 잘못으로 국민들 눈밖에 날 것 같으면 당이 먼저 그 위험을 감지하고 대응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저들의 쟁투는 늘 국민들에게 어떻든 이미지를 남긴다. 지금 김무성-유승민 투톱은 증세 없이 복지없다의 논리로 증세와 복지문제의 정면돌파를 노리고 있다. 이들의 드라이브에는 박근혜-최경환이 추진하는 증세없는 복지라든지 돈풀어서 실물경제 살리기라든지의 정책에 대한 비판이 깔려있다. 즉 이슈가 민생과 직결된 의제라는 것이다.

새정연도 시끄럽다. 그런데 이 새정연의 시끄러움은 국민의 삶이라든지 민생정책에 대한 의제싸움이 아니다. 그저 당권을 두고 서로 으르렁 대면서 자기편이 아닌 상대는 누구라도 나쁜놈을 만든다. 여당이란 적이 하는 공격에 야당의 선수가 수비를 잘못하여 죽는 것이 아니라 야당 내의 아군이 뒤통수를 쏘거나 서로 배신하면서 아킬레스건을 자르므로 죽는다.

이 때문에 아무리 박근혜가 잘못하고 최경환이 잘못하고 이완구라든지 박상옥이라든지 하는 공직 후보자에게 치명적 결함이 발견되어도 상대적 이익을 보지 못한다. 대통령과 정부의 실책이 야당에 반대급부를 주는 것이 아니라 여당에 되려 이익을 주고 있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정말 김대중이 그립다. 김대중은 핍박받는 야당 정치인일 때도, 소수야당을 이끄는 총재일 때도 여당과의 쟁투 대부분이 정책적 의제였다. 정책 어젠다를 먼저 제기하면 뒤늦게 뒤통수를 맞은 여당이나 권력층이 김대중의 정책에 대한 흠집내기에 나선 것이다.

향토예비군 폐지, 대중경제론, 남북3단계통일론 등은 빨갱이로 몰렸고, 지방자치제, 전국민의료보험, 전국민국민연금제 등은 시기상조로 몰렸다. 그리고 권력층은 김대중을 선동가로만 색칠했다. 그러나 어떻든 지금 당시의 김대중 주장이던 정책들은 거의 현실화 되어 있다. 의보통합, 의약분업, 양한방 분리, 한방의보, 각종 장애인복지… 이런 모든 정책들은 다 김대중을 빼고 생각할 수도 없다.

이처럼 야당이 정부나 권력과의 쟁투로 국민들에게 각인되면서 정부의 실책에 대한 대안세력이 되려면 국민생활과 직결된 의제를 선점하고 끊임없이 정부를 공격해야 한다. 그러면 여당은 정부 대신 야당의 공격을 방어하는 것으로 국민들 눈에 거수기로만 비치게 된다.

그런데 지금의 야당은 정부에 대한 공격의 선봉을 여당에게 빼앗기고서 애먼 당내 투쟁만 일삼으며 친노비노 지역당 논쟁에만 골몰한다. 이런 당에 누가 차기를 담보하게 해줄 것인가?

지금 야당은 유승민과 최경환의 격돌에 웃음을 지을 때가 아니다. 이들의 쟁투에 경각심을 갖고 이들보다 더 국민들의 삶과 직결된 정책적 의제를 선점, 정부를 공격해야 히는 것이다. 이런 기초적인 문제에서도 여당에 밀리는 야당… 그리고 지금도 그 알량한 당권 하나두고 서로 죽이기를 하는 한심함… 이때 더욱 DJ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