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의 대체약 지침, 그 꼼수는???

FDA의 바이오시밀러 대체(interchangeable) 지침에 따르면, 바이오시밀러와 미국산(US-licensed) 오리지널 약 사이에서 2회 이상의 교차(alternating, switching) 임상 데이터를 제시해야 대체약으로 지정됩니다. 

이러한 임상을 하려면 FDA와 협의하여 임상 설계를 해야 하는데, 설계에 따라 임상 기간과 환자 모집수의 차이로 인하여 과도한 임상 비용을 부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이렇게 겉으로 드러난 게 아닙니다. FDA의 대체 지침에는 무서운 꼼수가 숨겨 있습니다.  

레미케이드에서 램시마로 스위칭했던 ‘NOR-SWITCH’ 임상 결과는 램시마로 스위칭을 해도 ‘나빠지지 않는다'(=안전하다)는 것이었죠. 
출처  http://acrabstracts.org/abstract/biosimilar-infliximab-ct-p13-is-not-inferior-to-originator-infliximab-results-from-a-52-week-randomized-switch-trial-in-norway/

NOR-SWITCH의 질환 악화(Disease worsening) 데이터를 보면, 레미케이드에서 램시마로 스위칭했던 모든 적응증의 결과는 레미케이드만 사용할 경우엔 26.2%이며 램시마 스위칭의 경우엔 29.6%입니다. 레미케이드에서 램시마로 1회 스위칭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도출되었죠. 

그런데 “레미케이드 ==> 램시마 ==> 레미케이드 ==> 램시마” 방식으로 2회 이상의 스위칭을 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눈으로 뒤덮인 산 꼭대기에서 주먹만한 눈덩이를 굴리면, 산 아래로 내려갈수록 눈뭉치는 점점 커지게 됩니다. 이런 ‘눈덩이 굴리기 법칙’이 스위칭에도 적용될지 모릅니다. 

오리지널 제약사들은 바로 이것을 노린 겁니다. 그래서 대체약 지정을 받기 위해서 2회 이상의 스위칭 임상을 하는데, 만약 그 결과가 나쁘게 나온다면 어떻게 될까요? 오리지널 제약사들은 틀림없이 바이오시밀러의 품질을 신뢰할 수 없다는 쪽으로 몰아갈 겁니다. 

그러니까 바이오시밀러 제조사는 자기 스스로 자금을 써가면서 오리지널 제약사들을 도와줄 가능성이 높은 스위칭 임상을 하는 겁니다. 물론, 스위칭 임상 결과가 양호하게 나온다면 천만다행이겠지만, 논리적으로 그걸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고 봅니다. 

실생활에서 레미케이드에서 램시마로 스위칭한 환자의 경우, 다시 레미케이드로 돌아갈 환자가 얼마나 될까요? 가격 경쟁을 한다면 몰라도 그걸 가능성이 없다고 전제하면, 역스위칭할 환자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논리적으로 타당합니다. 

그럼에도 역스위칭이 포함한 스위칭을 연속으로 2회 이상 실시하라는 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보다 더 뛰어난 효능과 안전성을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오리지널보다 더 뛰어난 바이오시밀러에 한하여 대체약으로 지정하겠다는 게 FDA의 대체약 지침입니다. 그렇다면 FDA가 이따위 지침을 만들도록 오리지널 제약사가 로비했을까요, 안 했을까요? 뻔하지 않나요?